아파 있으니 술은 엄두도 못낸다.
가끔 포장마차나 생맥주 홀에서 술마시던 기억을 그리워 할 뿐...
나는 술 보다도 술 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했던 것 같다.
똑똑한 피천득씨가 사람 취급을 못 받을 때가 바로 술자리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한 두잔 권하다가 좌중이 취하면 저희들끼리 웃고 떠들었다고...
나는 술을 잘 마시면서 술자리를 좋아했지만
술도 못마시면서 술자리를 좋아한 피천득씨는 의외다.
피천득씨가 가장 아까웠던 술잔은
20여년전 명월관에서 그 때 가장 잘 나가던 기생이 따라주었던 술잔을 졸렬하게 안 마셨던것.
한 미국친구집에 놀러갔을때 그 친구가 장롱에서 열쇠를 열고 따 주었던 양주 한잔이라고 한다.
피천득씨는 술을 마시면 의사가 바로 달려와야하는 체질이고
나는 경련성질환이라는 병이어서 이제는 입도 대면 안되니
술 못 못먹는 그의 마음은 이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