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수필

우리집 벤자민

미소소율 2014. 4. 2. 18:29


나무 젖가락에 묶여서 벤자민 가지 3개가 선물로 우리집에 왔다,

10년이 넘어서일까? 선물 준 이가 생각이 안 나는 건... 

설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거겠지.

어느날 보니 가지 3개가 아래 부분이 뭉쳐 있었다, 어마?

관심을 가진건 그때 부터 였으리라...

그래도 생각 날때만 물 주고... 그러기를 10년...

벤자민은 이 모습으로 자라 있었다.

한 여름, 폭염에 혼자만 신이 나서 초록 잎을 생산해 내는게 얄미울 정도로...

하지만 나는 더위에 짜증이 나 있었다.


어느날... 가위를 들고 개운하게,개운하게만 외치며 휘두르다 보니

앙상한 가지의 닭다리 모양이 되어 있었다.


우리집에 놀러온 지인들이 모두 다 혀를 찬다.

세상에... 그 싱싱한 나무를...쩝,

겨울이 가까워지자 더 썰렁해 보이는 나의 벤자민...

안 되겠다,이번엔 뼈다귀처럼 보이는 기둥이 보기 싫어

 가지치기 전용 가위로 가운데를 싹둑 잘랐다.


과습인듯 해서 화분을 파서 뿌리를 조금 말렸다.

쯔쯧~ 주인을 잘 못 만났구나... 네가...

미안한 마음에 한숨을 쉬면서...


이 상태로 6개월을 잠만 잔다.

 얘가 죽은 건 아닐까...? 조바심이 난다.


드디어 6월, 어느날 싹이 한 잎 나온다...! 야호...!


하나가 올라 오더니 연속해서 나오는 잎들,,,

그래, 죽은건 아니었구나...!




고마워라...


이제는 뾰족하게 혼자만 올라가는 가지를 쳐준다, 

조심 조심, 신중하게...


최근의 모습...

이제는 사람 키를 안 넘기게 키우고 싶다.


물꽃이 해서 화분에 심었던 가지치기 했던 앙상했던 가지도...


새로운 잎을 만드느라 열심이다.

 나름대로 새로운 벤자민 나무가 될려나 보다.





나의 13년지기 벤자민...

고난을 이겨주어 고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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