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일기장에서...
며칠전 서울은 첫눈이 왔다.
첫눈이래야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눈이 올려고 그랬는지 날씨는 정말 찌뿌듯해서 나는 몸이 잔뜩 무겁고 기분은 우울했다.
그때 걸려온 남편의 전화, 방방 뜬 목소리로
"여보,창밖에 봐봐. 첫눈온다"
"여긴 안오는데?"
"그래? (조금 바람빠진 목소리) 같은 서울이라도 다른가?"
나는 우울하고 어두운 기분에 돈이 없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남편은 내 목소리에 전염된 가라앉은 목소리로 "알았어"하고 전화를 끊었다.
오늘 FM라디오를 듣는데
첫눈오면 누구에게 전화하고 싶은가?
하는 앙케이트 조사를 하고있다.
"아, 그래도 남편은 첫눈온다고 내게 전화를 했구나, 고마워라"라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