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여행

신경숙의 '외딴방'

미소소율 2011. 10. 17. 19:32

작년에 딸이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읽었던 '외딴방'을 서점에서 아예 사 버렸다

그리고는 이 두꺼운 책을 전부 외워 버릴듯이 읽고 또 읽는다

아마도 신경숙이 나와 동갑이어서, 그 시절이 이해가 되어 공감대가 큰 듯 하다

 

나이라는 건 숫자의 차례대로 먹는 것만은 아니다.어느 날 열 여섯에서 서른둘이 될수도 있는 것이다.

열여섯의 내가 갑자기 서른이나 서른둘이 돼버린 건 그날 그 식당에서 였다. 외 사촌과 나에게 돼지갈비를 사먹이면서 저는 먹지도 않고

돼지갈비 연기 속에 고단하게 앉아 있는 큰오빠를 봤던 그날,나는 이미 지금의 서른 두살이 되었다는 생각.

 

글 밖에서 지금 나는 가슴이 쓰라리다

 

그때는 그토록 먹는 게 문제여서, 그때의 큰오빠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뭔가를 사 먹이고 있다.

동사무소 앞 식당에서 콩나물국밥을 사먹이고 훈련원 매점에서 빵과 우유를 사먹이고,

자취방 앞에서 돼지갈비를 사먹인다.....겨우, 스물셋의 청년이,저도 동사무소 근무하랴,

밤에 학교 가랴, 정신이 없는 청년이.

 외사촌이 먼저 기차 안으로 들어가자  열여섯 동생의 손에 돈을 쥐어준다. 집에 들어갈때 아버지 담배 한 보루와

고기 한 근과 막내동생에게 줄 과자를 사가라며.

 

                    신경숙의 '외딴방' 중에서...

 

 

나는 코 끝이 맹해지고 눈시울이 젖는다

신경숙 소설의 하이라이트는 "가족애"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