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여행

최석우의 당신

미소소율 2012. 8. 17. 11:11

    당신 / 최석우

 

                   나를 사랑하지 않았으면

                    더 행복했을 사람

                  내가 사랑하지 않았으면

                   더 자유로웠을 사람

 

                    보내려 했지만

                    보내지 못했고

                    떠나려 했지만

                    떠나지 못한채

 

                   미안하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우리사이에 다 부질없어

                   속가슴에 파묻고

                  

                   그저  내 바다로  그려놓고 바라보는 사람

                   그저 내 하늘로  그려놓고 바라보는 사람

 

 

내 안의 당신에게 /최석우

 

내안에

작은 성을 짓고

그 안에 당신을 모셨습니다

 

나는

수시로 성문을 열고 들어가

당신과 마주칩니다

 

당신과

나란히 조용한 숲길을 걸으며

 

당신 목소리와

당신 웃음에 젖어 마냥 행복해 합니다

 

가을로 가고 싶으면

온 숲에 가을 물을 들이고

낙엽을 깔아 그 길을 걷습니다

 

하얀 눈길을 걷고 싶으면

새하얀 눈가루를 수북하게 부어 놓고

 

당신 머리카락 위에 쌓이는

눈송이를 후후 불며 깔깔 웃습니다

 

비가 내리면

당신 옷자락을 들추어 우산을 삼고

 

어느 이른 아침엔 이슬 젖은

나무 등걸에 앉아 솜구름을 바라보다

 

당신의 투박한 손에

풀꽃으로 엮은 반지도 끼어드립니다

 

이슥한 밤길에서

우리의 머리위로 흐르는 은하수를 보며

우리가 세상을 떠나 갈때의 이야기도 나누고

풀벌레소리 반주에 맞춰 당신의 노래도 듣습니다

 

내가 모르고 있던 나와

당신이 모르고 있던  당신이 만날수 있다면

 

나는

 당신에게서 안정을 찿은것이며

변하지 않는 사랑을 구할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당신은 그저 내 안의 작은 성에 숨겨져 있는 비밀일 뿐입니다

 

그 성엔

누가 뭐라 해도

언제나 당신이 함께 하고 있어

 

성문을 열면

그 순간부터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당신의 연인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