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여행

피천득의 인연

미소소율 2012. 10. 25. 18:47

피천득씨의 글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눈을 감게 된다.

조금이라도 그분의 정신세계로 가보고 싶어서...

 

'겨울이 오면 봄이 멀겠는가?"

다가올 겨울을 두려워 하는 나를 위한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타고르의 <기탄잘리>의 한 대목이 있습니다

"저의기쁨과 슬픔을 수월하게 견딜수 있는 그 힘을 저에게 주시옵소서"

내가 읽은 짧고 감명깊은 기도가 있으니

"저희를 지혜로운 사람들이 되게 도와주시옵소서"

 

이성간의 우정은 사상의 변모이거나 결국 사랑으로 끝난다고도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연정과는 달리 우정은 담박하여 독점욕이 숨어 있지 않다

남녀간의 우정은 결혼후에는 유지되기가 매우 어렵다

그 남편의, 그 아내의 교양있는 아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 처지 부끄러워 헛된 한숨 지어보고

남의 복 시기하여 혼자 슬퍼하다가도

너를 문득 생각하면 노고지리 되는고야

첫새벽 하늘을 솟는 새, 임금인들 부러우리

 

                                                -세익스피어<소네트29번>

 

같이 살아가노라면 싸우게도 된다,언젠가 나 아는 분이 어떤 여인보고

"그렇게 싸울바에야 무엇하러 같이 살아 헤어지지" 그랬더니 대답이

"살려니까 싸우지요, 헤어지려면 왜 싸워요" 하더란다

그러나 아무리 사랑싸움이라도 잦아서는 나쁘다, 그저 참는게 좋다.

 

유머는 위트와는 달리 날카롭지 않으며 풍자처럼 잔인하지 않다

불꽃을 튀기지도 않고 가시가 들어있지도 않다, 유머는 따스한 웃음을 웃게 한다

유머는 인간에게 주어진 큰 혜택의 하나다

 

수필의 색깔은 황홀 찬란하거나 진하지 아니하며, 검거나 희지 않고 퇴락하여 추하지 않고

언제나 온아우미溫雅優美하다

수필은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아니하고, 속박을 벗어나고서도 산만하지 않으며,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

수필은 플롯이나 클라이 맥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가고 싶은대로 가는것이 수필의 행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