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수필

막걸리

미소소율 2014. 2. 7. 19:20

포천 이동 막걸리는 유명하다.

술을 좋아하시는 시동생은 우리가 포천 살때 우리집에 오실적마다

길거리에서 포천 막걸리를 꼭 사가지고 가셨다.

그런데 길거리표는 진정한 포천 막걸리가 아니다.

현리에는 잣으로 만든 포천 막걸리집이 있어서 남편과 시동생이 사려갔다가

궁시렁 거리면서 그냥 나왔다.

도매로 팔기 때문에 소매로는 안 판다고 해서 그냥 왔댄다.

 

답답한 사람들...

내가 갔으면 어떻게든 샀을 것 같았다.

 

나 어릴적 친정 아버지는 막걸리를 잘 드셨는데 주전자를 가지고 가서 사가지고 와야했다.

나는 막걸리 심부름을 거의 안했다.

아버지가 나는 미덥지 않아서 안시키고 거의 윗언니가 도맡아 했을거다.

 

하루는 아버지가 손님들이 와 있는데 막걸리를 사러간 언니가 오질 않는다고 나보고 나가 보라고 했다.

나는 길을 돌아서 뛰어갔다.

막걸리집이 거리가 좀 멀었다.

뛰어가다 보니 언니가 오고있었는데 주전자에 들어있는 막걸리를 몇 모금 마시고

세월아 네월아 걸어오고 있었다.

왜 마셨냐고 물으니 무거워서 마셨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렴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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