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여행

공지영의 별들의 들판

미소소율 2012. 7. 16. 18:23

1980년,광주,독일인이 찍은 광주모습에 한 한국기자가 나와  말을 한다

'저격병을 처음 봤어요.정조준한 자세로 앉아 있었어요.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드는데

그를 타당 쏘고,그러면 사람들이 죽고 그러면 군인들이 끌어내고.그러면 다음 사람들이

태극기를 흔들고,그러면 쏘고,그러면 죽고,그러면 끌어냈지요.....

선량한 시민들이었던 우리 가족은 아무것도 모른채,티브이도 라디오도 안 나오는 밤을

절대 대문밖을 나가면 안된다는 사명아래 엄마는 나를 감시했다

'옥상에 올라가지 마라,총 맞을지 모르니'

고2였던 나는 거룩하게 엄마말을 무시하고 참으로 거룩하게 옥상을 올라간다

피융,피융 날아다니던 총알의 불빛들....

 

아버지의 시신을 묻으러 망월동에 처음가서 그 넓은땅에 가득한 묘지들을 보며 나는 말한다

'아니,정말 이렇게 많이 죽었어?'어디 다른곳의 시신들도 갖다놓은것 아냐?

 

기사를  썼지만 간부들에 의해 인쇄할 판을 도난당한 광주의 기자들은 일괄 사표를 냈다고 한다

'우리는 보았다.사람이 개 끌리듯 끌려가 죽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그러나 신문에는

단 한줄도 싣지 못했다 . 이에 부끄러워 우리는 붓을 놓는다'

 

선량한 시민들속의 한 학생은 나이40줄에

이 글을 읽고 부끄럽고 미안해서 책을 덮고 엉엉 운다

지금도 믿을수 없는 그 사실,같은 광주,좁은 광주라는 그 도시에 살면서도 몰랐다는 사실에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그리고 망월동에서 내가 했던 말이 부메랑이 되어 내 가슴을 파 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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